풀꽃 그 풀밭 차마 밟을 수 없었네 피어나는 여린풀꽃 때문에 지구를 들어 올린 꽃! 짧게 고개든 거룩한 꽃앞에 잠시 부끄런 고개 숙였네 싹으로 자라 한 달 꽃으로 피어 열흘 씨로 맺혀 일년 그것이 물 빠진자리라니 갈라진 땅이라니 다시 갇힐 물속이라니...... 호수 2014.06.24
들풀 하나 내일이 두려워 일찍 왔던 꽃은 지는데 어제가 걱정돼 더디 온 꽃이 피어나네 작은 들풀 하나 지구를 쥐고 우주를 섬기네 행여나 기상의 악조건에 번식이 어어지지 못한다면 빈 들판이 두려웠을까? 맨땅같지만 물 빈 자리로 일년을 숨죽인 작은 씨앗의 발아 경이롭습니다 저리 함께 어울.. 호수 2014.06.17
목이 타야 그리운 거야 그래도 목마름은 견딜 수 있다고 그리움으로 타들어가는 것들은 알고 있지 들꽃을 보라지 새벽이슬마져 옹색한 유월의 벌판 그 이슬 한 방울,꿀물인양 버티는 오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 목이 타야 그리운 거다 우선 잎을 태워 견디는구나 서서히 몸뚱이 쯤은 다 타 말라도 괜찮아 ‘어3.. 호수 2014.06.10
개꽃아재비 저 많은 풀잎 줄기마다 꽃 피워 날 바라 보는데 저 아득한 강변 새벽마다 안개 짚혀 날 오라 하는데 하루를 여는 것은 강건너 오는 왜가리였구나 풍경에 취해 걷는 길은 마냥 벅차네 푸석한 수몰지 먼짓길 꽃들아 머지않은 시간 물의 감옥일지니 그마져 부러울지도 몰라 갈증에 찌든 꽃이.. 호수 2014.05.27
수몰지 애쓰지 않고는 피울 수 없었겠지 뿌리 내린다는 게 쉬운일인가 애뜻히 피었기에 꽃은 별이야 넉넉한 땅에 닿았다면야 화려했을 테고 폼났을 텐데 얼마나 목말랐을까 이슬 한 방울 얼마나 그리웠을까 푸른 하늘 빛 풀잎에게 들꽃에게 야생의 삶은 고된 노동이구나 힘든 전쟁이로구나 극.. 호수 2014.05.20
당신이 파도였구나 고요앞에 서면 일렁이는 가슴 고요도 파도였구나 갈 수 없을 때까지 가리 아득한 그곳 닿으리 당신의 머리를 만지리 당신의 가슴을 느끼리 잠자는 그대 숨소리 귀 기우리리 맞 닿은곳 그곳이 내 숨통 되리 당신앞에 서리 물결 치리 파도 되리 호수 2014.02.04
저만치 멀어지는...... 부슬부슬 비 이건 새벽안개 예고편 꿈이 꿈틀거린다 어둑한 호반 한걸음 다가가면 한걸음 멀어지는 아득한 당신과의 거리 혼미함 앞에서 잠깬 熱氣 혹은 미친 狂氣 깊은 속을 다 열어 줬으니 가슴으로 안아줄께 호수 2013.06.25
여뀌 강속이었을 새벽 안개들판을 들어 갔습니다 연홍빛 여뀌꽃군락이 혼미했습니다 무엇엔가 홀린사람처럼 땅이 끝나는 물가까지 걸어갔습니다 "졸졸졸" 흐르는 작은 개울 낯선 발자욱소리에 놀란 은빛 피라미떼 "파닥 파닥" 소스라쳐 물돌숲에 작은몸 숨깁니다 물빠진 두어달이 한 生인 개.. 호수 2013.06.18
開花# 꿈속에 그리던 그대 하나, 둘, 셋, 깜빡 눈을 떠야지 저것이 하늘이였서 저것이 태양이었서 눈부신 당신이었서 얼굴을 함껏 제껴 봐야지 가면 다시는 만날 수 없으리 한없어 보여도, 잠시 예까지 오려고 고요속에 태운마음 물결처럼 출렁였는데 그대 만나려 뜨겁던 마음 그래서 얼굴 붉어.. 호수 2013.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