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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자리

경계이면서 시작지점 중심까지가 궁금하여 서성이는 곳 부드럽게 흔들리고 예민하게 스며들지 가볍게 또는 가깝게 머물게도 하네 뜻은 꽃처럼 피어나 들어갈수록 향기를 피우는 화사 손을 내밀면 문을 열어주는 허용의 넓은 길목 가. 장. 자. 리. 찰랑찰랑 아물아물 넘칠 듯 아련하듯 떨리게 하지 중심이 궁금하여 건드려보는 가장자리 당신의 심오함으로 수렴합니다

안개 2023.10.24

뻔뻔한 역설

기회가 열려있다면 얻고 잃는 건 그리 중요하지 않아 다음이라는 보장이 확립되지 않을 땐 매 순간이 보석이지 이치를 따르는 들녘의 작은 꽃, 풀 밭 속의 벌레 부딪쳐도 깨지지 않는 유연한 바람 언제든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아마도 구름은 설렘의 보석일 거야 바닥에 감춰 놓고서 상상하래 궁금하면 다시 찾으래 소중함은 노력 아니면 반복의 땀 이래 말대신 묵묵으로 깨달으라는 저 거룩한 스승 무엇으로 잴까? 많은 것은 보여주지 않고서 이게 다라 하네 "원하는 건 이뤄지지 않아서 귀한 것이야" 자신만만한 뻔뻔한 역설! 보이는 게 다라 하면 세상이 허무하잖아 아는 게 다라면 모든 게 시시 하지 여분의 미지 당신을 향한, 내 소원은 지치지 않을 열정 끊임없는 사랑 큰북 같은 두근대는 설렘 다가 아니라서 끝이 없어서 그럭,..

안개 2023.10.17

꽃밭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닌데 버티지 말고 흔들리다가 일어설 거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유연하게 그리 긴 시간도 아닌데 아끼지 않고 세포 끝까지 불사를 거야 화사하게 굵고 짧은 것들은 확실하고 또렷해서 눈을 멀게 하거나 단판을 내려하지 길고 오래 지켜보는 것들은 온화하고 흐릿하여 마음을 앉히거나 여운의 부드러움을 남기지 바람을 가둬놓고 시간을 연장해 놓아 보면 느긋함의 평온함에 혼미하지

바람 2023.10.03

고스란히 젖네

폭우가 길을 막고 눈보라가 발을 묶지 몰아쳐서 오는 것에는 무대책이 대책이야 내가 다가갈 때도 그랬을까? 당신이 올 때도 그랬지 갈절히 원했던 무대책에 포위되어 꽉, 닫혀버린 세상 생각이 증발하고 사지가 마비되지 판단력이 무너져 한 곳에 함빡 빠져버린 단순이 전부라니? 고스란히 젖네 바람의 온도가 바뀌면 쏴 돌아다니기 좋을 때지요 거칠 것 없이 열매는 붉어지고요 하늘은 겁도 없이 높아집니다 폭우가 길을 막고서 젖은 잎은 보라 하네요 바람이 비를 흔들며 소리를 들으라 하네요 산사의 방에 갇혔습니다

2023.09.26

세상엔 불가능을 꿈꾸는 꽃도 있다

열흘쯤 내 세상으로 살고 싶어 한(恨)이 서려 , 좀 독하거든 바닥이라도 통째로 접수해야겠어 누가 말릴라고? 색이 강해서 섞일 수 없는 뜻이 있어서 굽히지 않는 그리움의 표시는 샛빨강이야 아무리 짧다 해도 심호흡으로 건너는 시간은 지루 미련하게 이뤄지지 않을 서글프게 불가능을 꿈꾸지 지독하면 불(火)이 되더군 보기 좋다고 다는 아니야 말 못 할 사연이 깊거든 뜨겁지만 가볍게 예민하지만 건방지게 가냘프지만 강렬하게 겸손은 남의 일이야 참지도 못하지 떼 지어 떠들지 않으면 훌쩍 홀로 보낼 시간 불가능의 만남이 꿈일 뿐이지 족하지 않은 반항으로 화려한 거야 사치라 여기며 그냥 웃지 2023. 09. 14. 함양 상림.

2023.09.19

다 사랑 때문이야

아무리 긴 시간도 그대와 함께하면 순간 빛 잃은 어둠 속일지라도 내 가슴은 반짝거려 반복해도 지겹지 않고 거듭해도 아름다워 다 사랑 때문이야 마음을 훔쳐버린 것은 선명이 아니라 몽롱 순조로움은 흘러 강물이 되고 장애였던 것은 남아 흔적이 되네 늘이던가 줄이든가 빛나게 하든가 어슴프레 만들든가 폭포 같은 빗속이 칠흑 같은 어둠이 내 놀이터야 2023. 08. 30. 함양 상림.

2023.09.05

사랑에 겹네

당겨도 보고 밀어도 보네 잘라도 보고 늘려도 보네 어떻게 보느냐가 다르고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다양하네 다 저마다여서 어느 무엇 아니다 할 수 없네 골고루 자기 다운 것 변방의 주인과 함께 숨 쉬고 있을 때 행복에 겹네 누가 뭐라 해도 사랑에 겹네 흔들림에 취할 때가 있지 이름 모를 꽃에 멍하게 멈출 때가 있지 화려 말고 중심도 말고 외로운 것에 눈 갈 때가 있지 스스로 위로하는 것들이 세상을 다 꿰찬 철학자 같아서 스스로 작다 위축이 들 때쯤 난 가장 행복 해 그 주인공들 몰라보고 까불며 사는 거지 괴산 수옥폭포

폭포 2023.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