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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에서

있어서 행복하다고요? 믾아서 바랄 게 없다고요? 넘치지도 말고 마르지도 않고 소신 것 흐르는 것이 파도에 휘말리지 않더라고요 새것이 좋다고요? 귀한 것이 만족하다고요? 강하지도 않고 약하지도 않고 때 되어 잊지 않고 찾아주는 바람이 가장 신선하더라고요 내가 좋을 땐 꿀벌처럼 사람도 꼬여 들었지 내가 힘들 땐 밀물처럼 썰렁하게 다 떠나버렸지 무슨 소용이겠어 서운할 것도 만족할 것도 중심 앞에선 먼지 같은 거 몇십 년 이도 한 번이면 된다고 하네 2024. 04. 11. 충주 복탄 2리.

2024.04.16

세상엔 불가능을 꿈꾸는 꽃도 있다

열흘쯤 내 세상으로 살고 싶어 한(恨)이 서려 , 좀 독하거든 바닥이라도 통째로 접수해야겠어 누가 말릴라고? 색이 강해서 섞일 수 없는 뜻이 있어서 굽히지 않는 그리움의 표시는 샛빨강이야 아무리 짧다 해도 심호흡으로 건너는 시간은 지루 미련하게 이뤄지지 않을 서글프게 불가능을 꿈꾸지 지독하면 불(火)이 되더군 보기 좋다고 다는 아니야 말 못 할 사연이 깊거든 뜨겁지만 가볍게 예민하지만 건방지게 가냘프지만 강렬하게 겸손은 남의 일이야 참지도 못하지 떼 지어 떠들지 않으면 훌쩍 홀로 보낼 시간 불가능의 만남이 꿈일 뿐이지 족하지 않은 반항으로 화려한 거야 사치라 여기며 그냥 웃지 2023. 09. 14. 함양 상림.

2023.09.19

향기로 말을 거네

색채로 말할 테니 쪼그라드는 생각일랑 펼쳐 너시오 향기로 채울 테니 소박한 마음도 날개를 달고요 충만함으로 가득한 들녘으로 달려 오시오 위축은 밟고 자나 가고요 소박한 마음도 던져 버리겠소 끊임없는 꽃들은 향기로 말을 걸어옵니다 위로하듯 햇살은 충만도 하고요 옛날 같은 공기가 청아합니다 내가 싫어질 때 자연의 말에 귀 기울이지요 함양 상림

2022.09.13

한순간

끝나는 곳에서 시작은 밝거나 뜨겁다 참았음으로 용솟음친다 속에서 나왔으니 어느 누구가 막을 수 있으랴 그냥 놔 두시라 준비는 오랫동안이고 절정까지는 한순간 빛나게 살자 존재의 과시를 꽃처럼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저 능선에 매화를 알고 저 계곡에 산수유가 있고.... 등불처럼 피어서 어두운 마음 구석을 환히 비추는 봄 봄 봄 꽃 꽃 꽃 2022. 03. 17. 구례 산수유 산동면.

2022.03.22

코스모스 펴서 가을 왔고 잠자리 날아 하늘 높아졌네 그늘진 마음 햇살 드는 거 당신 있어서라네 함양 산삼 항노화 엑스포 (2021.09.10~10.10)에 즈음하여 천년의 숲, 상림공원을 수놓는 꽃잔치가 펼쳐졌습니다 버들마편초, 천일홍, 풍접초, 코스모스, 황화 코스모스, 숙근샐비어, 메리골드, 고레우리...... 꽃들은 주변 상황 눈치 안 보고 의연히 보란 듯 피어나네요 2021. 08. 21. 함양 상림

2021.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