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안개 흔들리란다 꼿꼿하면 부러진단다 덜어 내란다 무거우면 쓰러진단다 덮어 두란다 모르는 척 감싸주란다 그대가 변하지 못한다면 내가 변해야지 그대가 다가오지 못한다면 내가 다가가야지 그대가 변하 든가 내가 변하 든다 젖고 스미고 흔들렸지 비, 바람, 안개가 시킨 일이다 2022. 06. 23. 만항재. 바람 2022.06.28
몽환의 바다 자락에 살포시 앉은 구름바다 산을 배인 양 띄웠다 숲을 가라앉힌 안개바다 산이 둥둥 떠내려간다 꽃이 물고기처럼 헤엄을 친다 꽃쥐손이, 노랑장대, 광대수염, 개당귀, 범꼬리, 풀솜대,졸망제비,노루오줌..... 자작나무 잎새로 바람 스밀 때 향기에 취한 내 마음 부초처럼 출렁인다 켭켭산중, 층층능선, 몽환의 바다에 갇혀 세상이 나를 싣고 통째로 떠내려간다 저리도 화려하니 유월, 금방 가겠다 저리도 어지러우니 봄은 또 얼마나 짧을까 2022. 06. 16. 함백산 만항재. 바람 2022.06.21
여뀌 멀리서 바라보지만 말고 안으로 들어가서 손을 잡고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아니더라도 그렇다고 말해 줘야지 그럼 우리사랑 싹트게 되는 거야 멀리서 보면 그냥 초록이야 지나치면 그냥 빨강이야 속으로 들어가서 가까이 보면 잎이고 꽃이야 자세히 보면 도꼬마리고 여뀌야 2022. 06. 10. 제천 청풍호 호수 2022.06.14
시간의 江 갈증에 허덕여 절박해 봤니? 내일이 오지 않을 것 같아 절실한 시간을 불안 속에 떨어는 봤니? 하루가 생의 다인 것처럼 악착의 뿌리를 내리며 헤처 나가지 않으면 보장 없는 날들로 몸도 생각마저도 밧줄보다 질긴 근육이 되어 어떡해서든 시간의 강을 건너가는 거야 전쟁처럼 상황에 대처하지 돌진하며 후퇴해야 해 끝장나기 싫어 스스로의 위로와 쉼 없는 완주를 되새기며 강해야만 한단다 도꼬마리 여뀌 갯메꽃 개꽃아재비 도깨비풀...... 수몰지의 꽃들은 삶이 마라톤이다 뛰어가지 않으면 건널 수 없는 강 물이 빠진 시간에 뿌리를 내려 꽃피고 씨 맺혀야 한다 시간이 없다 장마가 오면 물속에 수장돼야 하니까 식물에게도 생각이 있는 듯 성장 속도를 세 배쯤 돌린다 절실하면 이뤄지는 꿈 몸으로 수행 중이다 2022. 06. .. 호수 2022.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