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 5

나그네새

나는 나그네 당차 지려고 정착 없이 유랑을 하네 날개를 펴면 사일 밤낮 몸무게가 반이 될 때까지 저 갯벌이 주유지야 3,000 m 하늘을 가르고 험난한 산맥도 넘어 1만 Km 망망대해를 건너지 남반구 피아코강에서 서해갯벌 시베리아 아무루강까지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하지 쉼 없는 단 한 번이야 아무리 멀지라도 한 번에 갈 수는 없겠지 중간쯤에서 브레이크도 밟아줘 재시동을 위해서 주유도 해야지 안도감이 돛이고 자각이 닻이야 잘 쉬어야 잘 갈 수 있는 거지 삽교천방조제 도요새

바다 2022.05.17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사람이 풍경이야

모두들 분명하라 말하는데 누구든 투명하라 주장하는데 역으로 치네! 풍경은 지워져야 깊은 거라고 자연은 흐릿해야 아름답다고 모두들 확실한 답을 요구하는데 어딘들 목적을 추구하는데 역으로 치네! 풍경은 모호한 질문을 던지네 자연은 모른 듯 돌아서 보여주네 풍경은 시선을 의식하지 않지 그래서 아름다운 거야 기다림이 끌고 온, 설렘 힘들게 취한 것들은 모두 소중하지 시도해서 헛된 일은 없어 시도하지 않아 헛된 거야 붉은 노을을 한 번에 볼 수도 있겠지 안갯속 풍경을 두세 번만에 만날 수 있겠지 열 번을 허락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중 한 번은 허락해 줄 테니 얻는 것이 다가 아닐 수 있지 얻으려 하는 걸음이 다일 수도 있지 2022. 04. 06. 창녕 우포늪.

우포 2022.05.10

氾濫범람

멀리 있는 것은 애틋하여 마음으로만 보이고 가까이 있는 것은 생생하여 눈으로만 보이네 어떤 건 오래고, 어떤 건 잠시니 무엇이 귀하고, 무엇이 소홀한 지 가눌 길 없네 머무름이 길다한들 100년이나 할까 흘러감이 짧다한들 찰나 속이라네 강산에 둑방 물 넘치 듯 지체 못 할 봄이 범람하고 있네 때가 되면 본능이 스멀스멀 살아나 일러주지 않아도 제 할 일 알아하는 생명의 힘 부리가 손이다 장대가 집의 기둥이고 뿌리, 잔가지가 신혼방이다 氣기찬일이다 2022. 04. 26. 여주 신접리.

2022.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