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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니까

꾸미지 않아도 멋져 있는 그대로가 아름다워 꽃 위든 잎이든 네가 있는 곳, 거기가 세상의 중심이야 존재의 과시, 별거 있겠어 높은 곳에서 터질 듯 목청으로 노래하렴 "개개개개 비비비비......" 누굴 원망해 누굴 부러워해 폭염을 노래하는데 외로움은 견디는 게 아니라 누리는 거였구나 사랑은 달리는 게 아니라 기다리는 거였구나 터질 듯 목청이 멋져 너니까 너 다우니까 2022. 07. 07. 창원 주남지, 개개비

연꽃 2022.07.12

몽환의 바다

자락에 살포시 앉은 구름바다 산을 배인 양 띄웠다 숲을 가라앉힌 안개바다 산이 둥둥 떠내려간다 꽃이 물고기처럼 헤엄을 친다 꽃쥐손이, 노랑장대, 광대수염, 개당귀, 범꼬리, 풀솜대,졸망제비,노루오줌..... 자작나무 잎새로 바람 스밀 때 향기에 취한 내 마음 부초처럼 출렁인다 켭켭산중, 층층능선, 몽환의 바다에 갇혀 세상이 나를 싣고 통째로 떠내려간다 저리도 화려하니 유월, 금방 가겠다 저리도 어지러우니 봄은 또 얼마나 짧을까 2022. 06. 16. 함백산 만항재.

바람 2022.06.21

시간의 江

갈증에 허덕여 절박해 봤니? 내일이 오지 않을 것 같아 절실한 시간을 불안 속에 떨어는 봤니? 하루가 생의 다인 것처럼 악착의 뿌리를 내리며 헤처 나가지 않으면 보장 없는 날들로 몸도 생각마저도 밧줄보다 질긴 근육이 되어 어떡해서든 시간의 강을 건너가는 거야 전쟁처럼 상황에 대처하지 돌진하며 후퇴해야 해 끝장나기 싫어 스스로의 위로와 쉼 없는 완주를 되새기며 강해야만 한단다 도꼬마리 여뀌 갯메꽃 개꽃아재비 도깨비풀...... 수몰지의 꽃들은 삶이 마라톤이다 뛰어가지 않으면 건널 수 없는 강 물이 빠진 시간에 뿌리를 내려 꽃피고 씨 맺혀야 한다 시간이 없다 장마가 오면 물속에 수장돼야 하니까 식물에게도 생각이 있는 듯 성장 속도를 세 배쯤 돌린다 절실하면 이뤄지는 꿈 몸으로 수행 중이다 2022. 06. ..

호수 2022.06.07

나그네새

나는 나그네 당차 지려고 정착 없이 유랑을 하네 날개를 펴면 사일 밤낮 몸무게가 반이 될 때까지 저 갯벌이 주유지야 3,000 m 하늘을 가르고 험난한 산맥도 넘어 1만 Km 망망대해를 건너지 남반구 피아코강에서 서해갯벌 시베리아 아무루강까지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하지 쉼 없는 단 한 번이야 아무리 멀지라도 한 번에 갈 수는 없겠지 중간쯤에서 브레이크도 밟아줘 재시동을 위해서 주유도 해야지 안도감이 돛이고 자각이 닻이야 잘 쉬어야 잘 갈 수 있는 거지 삽교천방조제 도요새

바다 2022.05.17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사람이 풍경이야

모두들 분명하라 말하는데 누구든 투명하라 주장하는데 역으로 치네! 풍경은 지워져야 깊은 거라고 자연은 흐릿해야 아름답다고 모두들 확실한 답을 요구하는데 어딘들 목적을 추구하는데 역으로 치네! 풍경은 모호한 질문을 던지네 자연은 모른 듯 돌아서 보여주네 풍경은 시선을 의식하지 않지 그래서 아름다운 거야 기다림이 끌고 온, 설렘 힘들게 취한 것들은 모두 소중하지 시도해서 헛된 일은 없어 시도하지 않아 헛된 거야 붉은 노을을 한 번에 볼 수도 있겠지 안갯속 풍경을 두세 번만에 만날 수 있겠지 열 번을 허락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중 한 번은 허락해 줄 테니 얻는 것이 다가 아닐 수 있지 얻으려 하는 걸음이 다일 수도 있지 2022. 04. 06. 창녕 우포늪.

우포 2022.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