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오래된 순도

영원과 하루 2022. 11. 22. 04:15

 

추억 때문에 그리울 때가 있지

옛날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지 

삶이 칠판이라면

덮어쓸 수 없으니 

핵심은 별표로 남겨두고

오래된 것은 지워야겠지

다 채울 수는 없으니까

희미한 것부터 지우는 거야

멀리서 덮어 두는 거야

보이는 것

들리는 것

아득하게 써 내려가는 거야

안개처럼

 

 

 

 

 

 

 

 

 

 

 

 

한 순간

아무것과도 바꾸고 싶지 않다

찰라든 잠시든

찾아가서 마주한 시간 

그보다 소중한 것이 있을까

새벽안개 호수

노을 진 붉은 하늘

어둠 속 푸르른 달빛 

꽃을 흔드는 벌과 나비의 날갯짓

열매 속에 스미는 바람 햇살 빗방울

태풍 뒤의 언덕, 하늘, 바다

사랑하는 사람의 해맑은 미소

그대로라도 좋은

당신의 깊고도 오래된 순도

 

아!

옛날은 길고 앞날은 짧네

섬기는 마음

부끄럽지 않아야겠다

설렘으로 마주 할 수 있게

다음 계절을 준비해야겠다

 

 

2022. 11. 10. 제천 청풍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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