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분명하라 말하는데
누구든 투명하라 주장하는데
역으로 치네!
풍경은 지워져야 깊은 거라고
자연은 흐릿해야 아름답다고
모두들 확실한 답을 요구하는데
어딘들 목적을 추구하는데
역으로 치네!
풍경은 모호한 질문을 던지네
자연은 모른 듯 돌아서 보여주네
풍경은 시선을 의식하지 않지
그래서 아름다운 거야
기다림이 끌고 온, 설렘
힘들게 취한 것들은 모두 소중하지
시도해서 헛된 일은 없어
시도하지 않아 헛된 거야
붉은 노을을 한 번에 볼 수도 있겠지
안갯속 풍경을 두세 번만에 만날 수 있겠지
열 번을 허락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중 한 번은 허락해 줄 테니
얻는 것이 다가 아닐 수 있지
얻으려 하는 걸음이 다일 수도 있지
2022. 04. 06. 창녕 우포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