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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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과 하루 2020. 10. 20. 04:41

순리가 세상의 이치라면

물처럼 그냥 흘러 가리라

만나는 것 가리지 않고

보듬는 바람의 손이 되리라

넓고 길게 뻗어가는

시간에게 두둥실 등을 맞기리라

세월의 속살을 아우르며

강처럼 넓어진 가슴으로

내 아픔과 사랑을 온화하게 품으리라

 

 

 

 

 

 

 

 

 

 

 

 

 

 

어차피

세월이야 조각나는 것

형태는 사라지고 흔적만 남았네

기둥이야 불타고

지붕이야 부스러져 허망한데

그 옛날

榮華영화를 가늠하는

주춧돌만 고스란히 남아서

"여기가 거기지"

 

폐사지 성벽 타고

천년을 말없이 지켜온 노거수

오~~~오~~ 오~!

살아있는 부처님이시여

위로하듯 새벽별이 빛나네

 

원주 거돈사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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