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仙巖梅

영원과 하루 2017. 3. 28. 04:33

 

꺽긴 허리

뒤틀린 등걸

장독杖毒의 몸통

전신全身에 세겨논 문장

세월의 말씀이지

 

설명을 아끼려

꽃으로 대신한

살폿한 말씀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650년 이은 거래

무거운 거 내리라고  가볍게 온 거래

어두운 거 지우라고 환하게 피운 거래

 

거룩한 어르신

몸이 경전經典이었네

 

 

 

 

 

 

 

 

 

 

 

 

 

 

 

 

 

 

 

 

 

 

 

 

 

 

 

 

 

 

 

 

 

 

 

 

 

 

 

 

 

 

 

 

 

 

 

 

 

 

 

 

속 깊으신 어르신

당신이 내민 살폿한 꽃송이에

제 마음이 걸렸습니다

움직일수록 칭칭감겨 옴짝 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짜놓은 아찔한 향기

650년,썩은 몸통,꺽긴허리,...

나비처럼 나부끼는 하얀 꽃송이

무얼 말하는가요?

당신의 깊이를 가눌 수 없어

종일 몽롱히 마비중 입니다

 

 

 

2017.03.24. 선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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