꺽긴 허리
뒤틀린 등걸
장독杖毒의 몸통
전신全身에 세겨논 문장
세월의 말씀이지
설명을 아끼려
꽃으로 대신한
살폿한 말씀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650년 이은 거래
무거운 거 내리라고 가볍게 온 거래
어두운 거 지우라고 환하게 피운 거래
거룩한 어르신
몸이 경전經典이었네
속 깊으신 어르신
당신이 내민 살폿한 꽃송이에
제 마음이 걸렸습니다
움직일수록 칭칭감겨 옴짝 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짜놓은 아찔한 향기
650년,썩은 몸통,꺽긴허리,...
나비처럼 나부끼는 하얀 꽃송이
무얼 말하는가요?
당신의 깊이를 가눌 수 없어
종일 몽롱히 마비중 입니다
2017.03.24. 선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