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와서
바람도 시리고
강도 하늘도 계절도 시린거야
날갯짓으로 한기를 녹여야 해
연출없이 펼치는 창공으로의 쑈
이국의 하늘로 착륙하는 비행기처럼 (매우 힘차게)
낙하산 펼쳐 이륙하는 민들레 홀씨처럼 (아주 부드럽게)
허공의 비단천에 繡수를 놓을 거야
날개의 실로, 부리의 가위로, 발의 바늘로
가르고 누비고 마금질도 해야지
바람의 결을 재어 한 땀 한 땀
날개를 펴자
"펄럭 퍼얼럭......"
도도하게 고고하게 우아하게
강건한 부리로 허공이 두 쪽으로 갈라 질 수 있도록
붉은 발바닥이 호수면에 파랗게 물들 수 있도록
황홀한 비상 이을테니
느껴 봐!
당신의 배부른 눈동냥
들이면 마음에 윤택한 여유도 생길거야
내 가슴에 피할 수 없는 황홀한 (비행의) 꿈, 화살처럼 박혀있거든
길 나선 나그네여
바람의 결을 따라 몸을 맡겨 보아
그럼 당신도 나처럼 새로운 세상을 수 놓을 수 있으리니
계절을 건너서 여기까지 왔어
바람부는 쪽에서 바람따라 왔으니
예서 다른세상 빛나게 펼치다 갈거야
고니여!
당신은 빠르지만
당신을 바라보는 난 느립니다
떨립니다
흔들립니다
울립니다
그러므로
숨울 고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담고 싶었습니다
의도적으로 속도를 놓아 버렸습니다
한없이 고맙습니다
경안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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