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어라
이렇게 당신이 나무처럼 뿌리 박힐줄을 차마 몰랐어라
그림자를 남긴 채 떠날 줄 몰랐어라
마음의 빈마당
꽉(뜨겁게) 메우고
확(차갑게) 비워 버리면
그 텅빈 웅덩이 뭘로 채우라고
그 차가운 공터 어찌 뎁히라고
당신이 남긴 실체없는 황량한 그림자 어찌 안고서 살라고
어제같은 하늘은
내일도 붉게 물들어 버릴텐데
그대 떠난자리
황홀한 폐허를 어찌 하랴
이리 허기질 줄
몰랐어라
차마 몰랐어라
노을을 내려주마
황홀을 마셔보렴
허공을 열어주마
영혼을 펼쳐보렴
동림지 (성내면 신성리)